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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일본여행기고작가 장학금의 노예님의 첫기고입니다.
일본어를 아무리 유창하게 되도 그에 따른 애로사항이 있다는데요, 한 번 들어보실까요?

일본에서 한국인 유학생으로 살기 1

일본어로 말하고, 수업을 듣고, 친구를 사귀는 것 이상의 고충들

일본어를 잘해도, 못해도 문제?

필자는 일본에 와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애를 먹은 적은 거의 없었다. 모 행사를 진행할 때는 거짓말 조금 보태서 겉모습은 한국인 같은데 일본어가 유창해서 일본인인줄 알았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그렇다면 언어 생활에 있어서 아무런 불만이 없을까?

정답은 ‘아니오‘이다. 필자는 유학의 큰 두려움 중 하나인 ‘언어의 장벽’이 사라졌다고 좋아했지만, 그것도 잠깐. 정작 이 언어의 장벽이 사라지면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완벽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는 지적 받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자잘한 것을 과장되게 지적하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국어로 예를 들자면, 조사 ‘은/는’, ‘이/가’도 제대로 구분 못하는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한테 존댓말을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한다고 (장난으로라도) 놀리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일본어도 마찬가지이다. 조사의 구분, 반말과 존댓말 등 기본적인 요소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외국인한테 완벽함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평상시의 일본어가 완벽하다고 생각된다면? 특정 인명, 지명, 어려운 한자 표현 등 상황에 따라서는 일본인도 모르는 것을 모르는 것 뿐인데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거나 신나서 지적하는 사람이 생긴다.

(물론, 나열한 것과 같은 내용을 알고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대단하다면서 순식간에 타자화당한다.)

두 번째로는 ‘실수’를 ‘진심’으로 받아드린다는 것이다. 첫 번째 이유가 일본어 능력자의 배부른 고민이라면, 두 번째 이유는 잘못하면 인간관계도 꼬일 수 있는 꽤 진지한 고민이다. 일본어도 여느 다른 언어와 마찬가지로 ‘아’ 다르고 ‘어’ 다른 언어이고,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반말과 경어체계가 복잡한 언어인 것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만큼 단어 선택이나 말투(남자말투/여자말투 등), 억양 등을 실수하면 뉘앙스에 따라 의도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실수는 물론 평범한 외국어 학습자라면 당연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신경쓰지 않았을 자잘한 실수다. 모국어인 한국어로도 실수를 하는데, 일본어로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기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게 된다.

집-학교 다닐 때 이용하는 전철.

그렇다면 반대로 일본어를 잘하기는 하지만 아직 외국인 티가 난다면? 위의 두 경우와 반대의 고민이 생기게된다.

우선, 아는 것도 자꾸 가르치려 드는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 물론 모든 일본인이 나의 일본어 실력을 완벽하게 간파하는 것은 무리지만, 가끔 (대학생인 나에게) ‘법’ 이라든가 ‘탄수화물’ 같은 (한국어에도 있어서 더더욱) 쉬운 단어를 알고 있냐고 일일히 확인하는 지인이 있다. 동양인 외모의 나에게는 그나마 이 정도로 끝난다. 서양인인 내 친구들 중에는 정말 완벽한 일본어를 구사하며 일본어로 길을 물어도 “영어를 모른다”면서 거부당하는 경험을 종종 하는 친구들도 있다.

아래는 내 친구의 일화이다.

 아르바이트 휴게실에 들어가면 그 이상한 일본인 동료 A가 꼭 말을 걸어와. 영어로. 나는 아무런 문제 없이 일본어를 알아듣는데 말이지. 그러고 있으면 다른 동료들이 “A상 지금 영어로 얘기한 거냐” 면서 엄청 신기해 해. 그러면 A는 늘 말하지.

 “네. 왜냐하면 그녀는 일본어를 모르니까요!”

위 일화는 나의 불가리아인 친구가 일본어로 얘기해준 일화이다.

또한, 매우 뛰어난 일본어 화자가 아니면, ‘의도’를 ‘실수’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한국말도 그렇듯이, 맞춤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어도 재치있는 표현일 수 있지만, 외국인은 다르다. 그것도 아직 공부가 더 필요한 외국인이면 유머가 아니라 단순한 실수가 되어버린다.

이것은 사실 모든 외국인의 고충일 수도 있는데, 아무리 이상한 표현이어도 일본어가 모국어인 일본인이 말하면 일본어가 되어버리는 것에 반해 외국인은 상당히 재치 있는 비문 표현이 아니면 의도가 전달되지 않는다.

이러니 저러니 불평 뿐인 글이 되어버렸지만, 이러니 저러니 일본어를 좋아하는 필자는 내일도 사전을 뒤적거릴 것이다.
이 땅의 모든 일본어 학습자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