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있다면 백제 유물을 건져보자. 도쿄 신주쿠 플리마켓에서 보물찾기

일본생활기고작가 릉제님이 지난 가을 신주쿠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을 다녀 온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까마귀 울음 소리 덕분에 잠에서 깼다.
주말이라 늦잠 좀 자고 싶지만 까마귀에겐 그런 개념이 없을터이니 일어나는 수 밖에. 일어나면 항상 날씨확인을 한 뒤 산책하러 나갈지 말지 생각해 본다.
야찡(월세)을 냈으니 열심히 방구석에 있는 것이 돈 낸 값어치를 하는 일이지만 오늘은 날이 정말 좋아 ‘나갈까, 말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공원에 가보니 아직 단풍이 잘 달려 있었다.

나는 요즘같은 날씨가 차암 좋다. 옷을 따듯하게 입으면 낮엔 따듯하고 밤엔 쌀쌀한 정도다.
서울의 12월은 맹추위와 함께 “이것이 겨울입니다! 빨리 내년 봄이 왔으면 좋겠죠?”를 말하는 듯 하다면 도쿄의 12월은 “난 아직 가을을 놓치 못했어”를 말하는 것 같아 마치 가을과 겨울 사이의 작은 ()안에서 사는 기분이다.

생각해보니 공원에서 주말에 가끔 플리마켓을 했다.

그래서 오늘도 하려나~ 하는 의구심과 함께 공터 쪽으로 가보니 요옥시 플리마켓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선 옷, 도자기, 골동품, 카메라, 전자기기, 향초, 그림 등 온갖 잡동사니를 다 팔고 있다.

가끔 뉴스를 보면 골동품 가게에서 헐값에 산 물건이 엄청난 역사적 가치가 있어 비싼 값에 되팔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도 4월에 여기를 발견하고 기필코 이곳에서 백제 유물이나 에도시대 유물을 천엔에 건져보리라 다짐했었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언젠간 발견하리!
아,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고려청자가 아닐까하고 눈길이 간다.

플리마켓을 구경하다 보면 물건들의 스토리가 궁금해진다.

처음엔 누군가 애지중지 다루었던 새제품이었을 텐데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기고 그러다보면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한다.
정말 오래된 인형을 보면 ‘전쟁통에 부모님께서 주신 징표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카메라를 보면 ‘온갖 오지를 다 돌아다닌 사진기자의 애장품이었을 수도 있겠다’라던지

고흐나 뭉크나 피카소의 습작이 아닐까 하며 중고나라에 올리면 얼마일까.. 비트코인보다 이게 짭짤하려나..하는 생각

엄청난 사연이 있어보이는 플룻이다. 영화 “군함도”에서 황정민이 애지중지 아끼는 악기들이 떠올랐다. 아끼니까 악기인가 미안..

오호.. 우리나라 예비군 모자가 어쩌다 신주쿠 한복판에 있게 되었을까…바다건너 여기까지 오게 된 내용이 궁금하다.

인스타그램 @_peoqle을 검색하면 자세한 정보가 나온다. 일정도 나오고 시간도 나온다.

크롬을 켜고 야후재팬에서 도쿄 프리마켓이라 한글로 검색하면 내가 소개한 곳 이외의 모든 플리마켓 정보가 나온다. 여행객 이라면 돈키호테에서 클렌징폼, 동전파스, 호로요이, 곤약젤리 이런거 말고 플리마켓에서 좋은 놈 하나 건져보자. 예쁜 접시, 신기한 물건이 정말 많다. (도자기나 그림 잘 고르면 훗날 혹시 집안이 기울었을 때 큰 도움이 될지도)

아무튼 오늘은 몰건을 사지 않았지만 다음엔 더 좋은 물건들이 들어오길 바라며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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