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철판위에 푸짐하게 올려진 닭고기와 야채가 일품! 사모님이 끓여주시는 씨레기 된장국도 일품.
한국인학교와 가까이 있어, 한국인 학부모들에겐 자녀상담을 위해 모이는 아지트가 되기도.
“춘천”하면 떠오르는것이 무엇이 있을까?
저마다 가슴속에, 기억속에 간직한 춘천의 이미지는 형형색색일것이다.
호반의 도시를 연인과 거닐던 추억도 있을것이고, 강원도로 군대를 갔던 분이라면 춘천에서 고향가는 열차를 탔을것이다.
일본인들중에는 2002년 한류의 지평을 연 “겨울연가”를 추억하는 분이 많을것이다.
나에게 춘천은 무색무취의 이미지밖에 없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가봤다면 차를 타고 잠시 지나가는 길에 들린게 전부였고, “겨울연가”는 애석하게 보지도 않았으며, 군대는 경상남도에서 제대를 했다.
그런 나에게 춘천에 대한 이미지를 확고하게 만들어 준 곳이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신주쿠 안자락에 있는 “춘천닭갈비”이다.
일본화 되어가는 한국요리점과는 다른 한국적인 분위기에 매료되다
최근 일본에 있는 한국요리점들이 일본화되고 있다.
예를들어 밑반찬이 안 나온다거나, 정복을 입은 젊은 직원이 주문을 받으면서 리모콘을 두드리는 모습등이다.
그게 나쁜것은 아니다.
다만, 아주 가끔은 일본의 대도시 어느 모퉁이에 “정말 한국같은 순박한 분위기”를 느끼며 가족과 함께, 때로는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거나 소주를 한잔 기울이고 싶을때가 있다.
그런 기분이 들때면 도쿄에 있는 많은 한국요리점이 야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근데, 여기 신주쿠 안자락에 있는 “춘천닭갈비”는 틀리다.
정말 순박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가끔 사모님이 던지는 농 한마디가 재미있고, 말없이 웃으시면서 얘기를 들어주시는 사장님의 모습에 정이 간다.
그리고 소주 한잔을 들이키고, 고기 한점을 입에 넣으며 생각한다.
“아, 오길 잘했네”
요리는 어떤가?
요리가 별로고 분위기만 좋았더라면 기사를 쓰진 않았으리라.
밑반찬은 물론 본요리인 춘천닭갈비는 푸짐하고 맛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것은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춘천닭갈비를 접하기 전에 매콤한 요리에 양배추가 들어간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영 조합이 안되는 양자였다.
그런데 춘천닭갈비를 먹고 생각이 확 바뀌었다.
매콤한 닭요리에 들어간 양배추가 이리도 별미라니..
원래 술자리에서 안주를 탐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여기만 오면 식탐이 된다.
사모님이 만들어 주시는 특별요리가 하나 더 있다.
구수한 된장맛이 일품인 씨레기 된장국이다.
한 번 먹으면 꿈에서까지 괴롭히는 그런 맛이다.
한국인학교가 인근에 있다
실은 이 가게, 좀 찾기가 힘들다.
*나처럼 찾기 힘든 분들을 위해 기사 하단에 Google Map을 넣어두었다.
그런데, 이 동네 심상치 않다.
한국어로 된 간판의 입시학원이 참 많다.
알고보니, 인근에 한국인 학교가 있단다.
그래서 그런지 식사도중에 많은 한국인분들이 가족과 함께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요즘 어린 학생들이 다 그렇지만 가족과 식사도중에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
그러면 사모님이 한마디 던지다.
“어머 너 이번에 성적 잘 나왔다며? 축하해! 좋은대학가서 엄마아빠한테 효도해라 응?”
그제서야 어린 학생은 슬며시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고 식사를 하기 시작한다.
사모님, 나이스타이밍!
자녀분들의 교육을 위해 한국인학교 인근에 살게 되셨다면, 우선 여길 찾아가자.
정보통인 사모님덕에 자녀분이 좋은 대학에 가서 효도할지도 모르니.
신주쿠 안자락이지만 한번 가볼만한 곳
사장님과 사모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두 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한국에서 오신 분들은 여행객보다는 출장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식사라도 한끼 잘하고 가시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라고 말하는 사장님과 사모님.
멀리 일본에서 느끼는 한국의 분위기, 그리고 한국의 맛.
꼭 한번 가보길 권하고 싶다.
혼자라도 좋다, 친구와 연인이라도 좋다.
그냥 한끼 제대로 식사하자.
이왕이면, 돈 주고 하는 식사 맛있게 하자.
도쿄메트로 토에이지하철(都営地下鉄) 와카마츠카와타(若松河田)역 도보10분
와카마츠카와타역 모습 *사진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