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보아오리콘챠트J-POP
과거 보아가 일본오리콘챠트에서 1위, 일부 미디어에서는 국위선양이라고 요란을 떨기도.
일본데뷔 16년 32세라는 나이가 왠지 어색한 아시아의 디바 보아의 족적을 재조명.


2001년 한국을 넘어, 뛰어난 가창력과 댄스를 선보이며 순식간에 일본가요계를 석권한 BoA(보아)/출처 Youtube

2002년 3월13일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저녁뉴스프로그램은 지상파 3사(MBC,KBS,SBS)중에 MBC의 뉴스데스크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MBC뉴스데스크의 인기를 견인한것은 앵커였던 엄기영씨.
3월13일 9시가 되자, 엄기영씨는 흥분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첫 멘트를 시작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MBC뉴스데스크 엄기영입니다.”
인삿말이 끝나고 그의 입에서 나온 인물의 이름은 정치인도 아니오, 기업인도 아니며, 사회를 공포에 떨게한 흉악범도 아니었다.

“첫소식입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보아가 일본오리콘챠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렇다. 인기보도방송의 인기앵커의 입에서 나온 이름은 당시 17세의 가수 “BoA(보아)”였다.

오리콘챠트 1위가 대단하던 시절, 보아는 애국자였다

한국가요계가 배출한 수많은 가수들이 가깝게는 아시아에서 멀게는 남미까지 인기몰이를 하며, 가까운 나라 일본이나 중국, 대만에서 챠트1위를 하거나, 상을 받는게 별 감흥을 못 느끼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시간보다 해외에서 활동하고 체류하는 시간이 더 긴 가수들도 많으며, 콘서트를 해도 반드시 “월드투어”라 명명하며, 최소 5-6개국은 돈다.

K-POP선풍은 그렇게 그렇게 우리 일상에 자리잡았고, 우리만 즐기는 것이 아닌 세계가 즐기는 문화로 면모를 달리하고 있다.

하지만, 2002년은 그렇지 못했다.
2002한일월드컵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국은 대중문화에 있어서는 변방이었다.

그 와중에 날아든 보아의 오리콘챠트1위는 정말 대한민국의 대중문화 훌륭함을 알린 “애국” 그 자체였다.
엄기영앵커가 상기된 얼굴,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던 이유를 당시의 시청자들은 알고 있으리라.
왜냐하면 듣고 있던 시청자들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당시 보아는 메이져리그 최고 투수반열에 올랐던 박찬호, 미LPGA 대회에서 우승한 박세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애국자”였다.

무수한 히트곡 일본을 대표하는 디바로!

보아가 일본에 데뷔한것은 2001년이었으나, 실제 인기를 끌기 시작한것은 2002년부터였다.
2002년 보아가 발표한 “LISTEN TO MY HEART”가 실린 첫 앨범이 오리콘차트에서 1위를 한것이 “보아전설”의 시작이었다.

이듬해 2003년에 발표한 곡 “VALENTI”는 초판60만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되고 그해 밀리언히트를 기록한다.
그해 일본골든디스크상 록앤팝 오브 더 이어 본상을 수상하고 NHK홍백가합전(NHK紅白歌合戦)에도 출연하여 그 인기를 실감케한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대형이벤트에는 반드시 출연하였고, 일본어로 한곡, 한국어로 한곡을 불렀드랬다.
당시 한국어로 먼저 부르느냐, 일본어로 먼저 부르느냐에 따른 설왕설래가 많았고, 일본어로 먼저 부르는 경우가 발생하면 일부 한국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2004년에는 “QUINCY”라는 곡으로 일본레코드대상 금상을 수상하며 인기절정에 치닫게 된다.
이후 2014년까지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디바로 거듭나게 된다.


2004년 일본레코드상 금상을 수상한 “QUINCY” 그녀의 인기와 명성은 도저히 무너지지 않는 견고한 성처럼 느껴졌다./출처 Youtube

인기도 차츰 시들해져, 이제는 SM엔터테인먼트 임원으로

영원히 허물어질것 같지 않은 그녀의 인기도 2010년 이후로 시들해지기 시작했으며, 2014년이후는 “과거의 디바”가 되어버렸다.
아직 일본에서 보아의 지명도는 높은 편이나, TV와 인터넷등의 매체에서 그녀의 이름을 듣는것은 상당히 귀한 일이 되었다.

그녀의 족적 아니, 업적이라해야 마땅하겠다만, 그녀야말로 K-POP의 국제화의 지평을 열었다 말할 수 있겠다.
이전까지 한국가요계를 주름잡던 가수들이 우물안 개구리였다면, 보아는 그 우물 밖으로 과감히 점핑을 하여 한국의 가요를 K-POP이라는 이름으로 아시아에 알린 장본인이다.

올해 한국나이로 32세가 된 그녀는 가수로서의 활동과 함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 비등기이사직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한다.
32세라는 나이도 놀랍지만, 한국거대엔터테인먼트에 “이사님’이라니.. 왠지 낮설기 그지없다.

대중가요업계에서 음원구입이나 콘서트관람이 가장 왕성한 10대후반에 젊은 학생들은 아주 “큰손”이다.
그들에게 보아는 그저 “한때 유명한, 노래 잘하는 아줌마”로 생각되겠지만, 나에게 있어서 보아는 귀엽고 노래 잘하며 춤까지 잘추는 초등학교 6학년생인 “권보아”에 멈춰있다.
*보아의 본명이 “권보아” 이다.

앞으로 그녀의 더욱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본다.